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다이어리

고양이 입양준비 [3편]

고양이 입양준비 [3편] 


# 가족을 맞이할 준비


계획하는 것을 좋아하고. 준비하는 것을 좋아하는 요상한 성격.

실행력은 상당히 약하지만 한번 하기로 맘 먹으면 그 준비과정을 너무나도 즐기는 성격인데

게임을 하더라도 초반에 보스몬스터를 잡으러 가기까지 아이템 파밍하면서 준비하는게 재미있지

정작 내가 강해지고 나면 흥미를 잃는 타입이 나란 사람...ㅎㅎ



어쨌든 준비쟁이라는 별명에 맞게 이사갈 집을 계약하고 난 뒤에

어차피 몇달이 지나야 입양할 수 있거늘 근처 펫샵, 유기묘카페, 어플을 수시로 들락거리며

우리 고양이가 될 아이들의 후보를 혼자 마음 속으로 결정하며 즐거운 상상 ^^



그러던 중 오늘 아침 버릇처럼 확인하던 포인핸드에서 운명의 상대를 만났다.

한달 뒤 입양보내실 계획이 있는 구조자분이 올리신 공고에 

마침 우리가 원하던 미묘의 고등어 아기냥이. 

남편은 11시에 출근해서 새벽 2시나 되야 집에 들어오는데,

그런 남편은 아침 7시부터 흔들어 깨워서 이 고양이 좀 보라고, 이 고양이가 우리 나물이라며 핸드폰을 들이밀었다.



나름 그래도 말빨 하나는 지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인데 

내가 살면서 겪었던 그 어느 인터뷰, 그 어느 면접보다 떨리는 고양이 입양심사....

열길 물속은 알아도 사람속은 모른다는게, 

나도 구조자분도 서로가 어떤 사람인지 확인하는 과정이 참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.



나물이의 이름을 처음 듣고 주변 반응이 '이쁘다'였던 보미와 다르게...

'무슨 뜻'이냐고 묻는 사람이 많아 별로 예쁜 이름이 아닌가.. 고민했는데

나는 이 이름이 너무귀엽고 나물이라는 단어가 주는 긍정적이고 건강한 느낌이 좋아서 변경없이 나물이로 할 예정이다.

아직 아이가 어떤 성격을 가졌을지 알 수 없지만

개인적인 바램으로는 사고뭉치&애교쟁이 였으면 하는 바램.



아깽이 때는 안전사고 때문에 인식표는 조금 큰 다음에 채우라고 하던데
그럼 진짜 1년이나 먼저산게되는 인식표 ㅎㅎㅎ....

캣타워도 당장 필요없는데. 벌써 사고 싶어 근질근질.

진짜 이놈의 준비병, 어쩌면 좋은지.